기존 블로그의 복원이 어느 정도 끝나고, 드디어 리얼타임으로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글을 쓰는 게 얼마만인지...
.
.
.
그녀와 제가 사귄 지 13년, '그녀의 여자친구' 블로그를 시작한 지도 11년이 훌쩍 지났네요.
처음 만났을 때 20대 초반이던 그녀는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고, 20대 중후반이었던 저는 30대 후반이 되었습니다.
그녀와 저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가족이 늘고, 그리고 가족이 줄었습니다. 그녀의 동생 부부도, 저희 언니 부부도 출산을 하여 예쁜 조카들이 태어났고, 그들은 올해 초등학생이 되었습니다. (;´Д`) 무서워...
그리고 저의 반려견인 모모와 그녀의 반려견인 카브는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ㅜ_ㅜ)
.
.
.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11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1년 동안의 그녀와 함께 지낸 이후에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금 잔혹한 원거리 연애가 시작되고, 평생 떨어져서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일본에 있는 기업에 면접을 봤고, 내정을 받은 후 그녀의 가족에게 커밍아웃.
그 후 그녀를 데리고 2013년에 오사카로 이주하였고, 지금도 오사카에서 알콩달콩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7년 전 처음 오사카에 왔을 때,
그녀는 10년 가까이 다니던 안정적인 회사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만두고 저를 따라나서 줬기에, 그런 그녀에게 안정적인 생활터전을 만들어주는 게 첫 번째 목표였던 것 같습니다.
대게 이성 커플은 때가 되면 결혼을 하고, 설령 국적이 달라도 결격 사유가 없는 이상 문제없이 배우자 비자를 받아서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기본권이 주어지지만, 저희와 같은 동성 커플은 한국과 일본에서는 결혼도 할 수 없고 당연히 배우자 비자를 받을 수도 없기에, 그녀와 저의 생활에 근간이 되는 이 놈의 비자를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신경 쓰이고 스트레스받는 일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  ̄|| ))
저는 성질이 불같아서 간혹 납득이 가지 않는 일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충동이 일어도 그녀와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참기도 많이 참고, 항상 그녀에게는 맛있는 것만 먹이고 싶고, 좋은 것만 사주고 싶고,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고 싶고, 하고 싶다는 거 다 하게 해주고 싶고,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고,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어서 영혼을 불태우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열심히 한다고 돈을 많이 받는 그런 회사도 아니었는데... 말이죠(-ω- ;)ㅋㅋ
(영혼 상납을 강요하고, 인센티브를 한 번도 안주는 나쁜 회사!)
제 나름대로는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부족함 없이 다 해주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만의 착각인지 아닌지 오늘 그녀에게 한번 물어봐야겠네요...( ✧Д✧) ㅎㅎ 갑자기 초조해진다...
아무튼, 덕분에 일본에 와서 지금까지는(?)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고, 그녀와 저의 애정전선에도 이상 없고?! 이렇게 무탈하게 지내고 있으나 갑자기 뭔가 터질 거 같아서 오히려 불안합니다. (-ㅂ-;)
.
.
.
풀고 싶은 썰은 많으나 오늘은 이 정도로 해야겠네요.
그러고 보니 기존 블로그의 댓글은 복원하지 못했, 아니 안 했지만, 그 당시 자주 와주셨던 분들 중에 기억에 남는 분들이 몇 분 있는데,
여동생이 남자를 다달이 갈아치우더니 이제는 여자한테까지 손을 뻗친다고 하셨던 분, 그 후 여동생의 스토리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하고...
저희와 같이 한일 동성커플이지만 미래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막막하시다고 상담 메일을 보내주시던 분도 계셨는데, 그분들은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 아니면 안타까운 결말이 있었는지...
그 당시 아마도 고3(?)이었고 성 정체성을 고민하던 소녀는 이제 어엿한 20대 후반이 되었을 텐데, 그 소녀는 어떻게 성장했는지...
사주에 남자가 귀하다 하여 40살 때까지 기다렸다가 독신으로 사신다던 분도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등등등,
이런저런 것들이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가능성은 정말 희박하지만, 이전 블로그에 찾아와 주셨던 분들이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댓글이라도 달아주세요~!(^^*)
아무튼, 앞으로 시간 날 때마다 저희들의 일상을 조금씩 끄적여보겠습니다.
'cielo > [동성커플] 그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가족은 나에게 동성 애인이 있는 것을 과연 알까? (0) | 2020.06.29 |
---|---|
일본에서 한일 동성커플의 LGBT 파트너십 선서 (2) | 2020.06.27 |
그녀의 가족에게 커밍아웃 Σ(゚∀゚*) (0) | 2020.06.23 |
일 저지르러(?) 갑니다! :: 한일 동성 커플 (2) | 2020.06.22 |
원거리 연애의 돌파구가 필요해 (0) | 2020.06.21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