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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o/[동성커플] 그녀 이야기

일 저지르러(?) 갑니다! :: 한일 동성 커플

by cielosereno 2020. 6. 22.

안녕하세요~~!! +。:. ゚ヽ(*´∀`) ノ゚.:。+゚

 

 

너무너무 오랜만이죠?
제 블로그인데 왜 이렇게 생소하고 낯설기만 할까요?;;ㅎㅎ
글을 쓰려고 로그인하는데 비밀번호가 생각이 안 나서 한참 애먹었어요. °・(ノД`)・°・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게 2012년 5월 3일이니까 벌써 어언~ 1년 하고도 3개월이 지났네요. 이제 이곳을 찾아오시는 분도 거의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혹시라도 저희 커플의 근황을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실까 봐 글을 끄적여봅니다.


우선 1년 동안 저는 그녀와 함께 지내기 위해 앞으로의 삶에 도움되는 것들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로를 바꾸고, 다른 공부를 하고, 자격증도 따고... 인생 개조 프로젝트를 열심히 수행하는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저는 그녀를 만나러 가지 않았지만, 그녀가 한국에 2번 만나러 와주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짧은 만남과 전화와 메시지를 통한 원거리 연애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8월 9일 금요일, 그녀를 만나러 갑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부모님(?)을 뵈러 갑니다???? '(*゚▽゚*)'




이번에 미야자키에 가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앞으로 일본에서 회사 생활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녀와 다시 함께 살기 위해 그녀를 데리고 가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그녀가 지금까지 다녔던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둬야 하고, 고향을 떠나야 하고,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거의 결혼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이번에 그녀의 부모님을 일단 만나 뵙고 보고 겸 허락을 받아 올 생각입니다. 




이 말인즉슨,
그녀의 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커밍아웃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되겠죠.( ̄◇ ̄;)
ㅎㄷㄷ


 

사실 비공식적인 커밍아웃 얘기를 하자면,





2009년 1월 28일 그녀의 생일날


여느 때와 같이 그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스카이프에 접속했는데 갑자기 그녀가 엄청 다급한 목소리로,

 

 


챠기챠기, 오늘 말이에요.
동생한테 메일이 왔어요.


응? 그게 왜?
뭐라는데?            





cielo랑 사귀냐고요.┓( ̄∇ ̄;)┏




((((;゚Д゚))))))) 하하하하하. 




챠기 괜찮아요?


・・・너무 놀라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어요.(ノ_・。)



(아마도) 괘... 괜찮아.

근데 어떻게 알았지?


글쎄요.
동생한테서 온 메일을 그대로 챠기한테 전송할 테니까 한 번 읽어 봐요~


・・・두근거리며 기다리고 있으니 잠시 후 2통의 메일을 왔습니다.

 

 

 

스물네 번째 생일 축하해~
24번째 맞이하는 한 해도 즐거운 일 년이 됐으면 좋겠어.
동생으로써 언니인 sereno에게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
.
.
언니하고 cielo 하고 연인 사이야?
장난으로 물어보는 게 아니고 정말 전부터 궁금했거든.

 

 

이게 첫 번째 메일 내용으로
그녀는 답장으로 "그래, 우리 연인 사이야"라고 생각지도 않게 커밍아웃.(; ̄O ̄)

 

 

역시 그랬구나. 사실을 말해줘서 고마워 언니.
난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잖아!
그럼 cielo한테도 안부 전해줘

.
.
.

이게 바로 그녀의 가족에게 비공식적으로 커밍아웃한 첫 번째 사건이었어요.


 





그로부터 3년 후인 2012년 3월



아시다시피 2011년 4월부터 그녀와 함께 집을 얻어 살다가 귀국을 한 달 앞두고 그녀의 가족들과 3박 4일 일정으로 오키나와로 여행을 가게 됐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동생, 삼촌, 그리고 그녀와 저 이렇게 여섯 명이서 말이죠.

폭풍우가 내리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다가 일가족이 몰살당할 뻔 한 사건Σ(゚∀゚*)이 있었던 그날 밤,

모두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해서인지 피곤에 쩔어 다들 폭면 중인 가운데 아버님과 저만 따로 술 한잔을 하면서 얘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버님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서 가족끼리 여행 한 번 제대로 못했었는데,
cielo와 sereno가 이렇게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해줘서 즐겁고 기쁘구나.
 
cielo
즐거우시다니 저도 기뻐요.


이제 며칠 후면 cielo가 한국으로 돌아간다니...
많이 아쉽네.


정말 가족처럼 잘해주셨는데

이렇게 돌아가게 돼서 저도 너무 아쉬워요.


sereno가 많이 슬퍼할 것 같구나.



그녀를 남겨두고 떠나야 한다는 걸 생각하니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라고요.




sereno는 cielo같이 좋은 친구를 둬서 다행이야.





아버님
.
.
.
sereno를 좋아해요.





・・・・・・・・・・・( ̄□ ̄;





친구 이상으로 좋아해요.
아버님도 눈치채셨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
너희 둘은 괜찮을 거다.
sereno가 원하는 삶을 살기 바라고

cielo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휴...(땅이 꺼질 듯한 깊은 한숨)

부모 된 입장에서 이게 맞는지 모르겠구나.



어쩌다가 즉흥적으로 아버님께 커밍아웃을 해버렸습니다.
그때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버님이 참 난감하셨을 것 같아요(...)

그 후로도 변함없이 저를 딸처럼 대해 주시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나 가족에게 말하지 않는 비밀 같은 것도 말씀해주십니다.



이게 그녀의 가족에게 한 두 번째 커밍아웃 사건입니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금요일에 가서 어떤 분위기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네요.




"그녀를 데려가고 싶습니다. 따님을 주십시오!"

(드라마 너무 많이 봤나요? ㅋ)



이래저래 마음이 복잡하군요.
저보다 그녀가 지금 살짝궁 패닉 상태...ㆀ

 

 

 

기록 : 이 글은 2013년 8월 7일 14시 11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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