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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얼팰리스호텔2

남겨지는 외로움 :: 마지막 날 극심한 한파에 정신이 나간 그녀와 저는 남산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마지막 날 밤을 불사르기 위해 호텔로 귀환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호텔 bar로 내려갔죠. 지하 1층에 있는 zoe bar로 이동. 사람도 많지 않고 적당히 발랄한 이곳은 칵테일이 대체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애플 마티니는 제 취향에 맞게 독하게 만들어 줘서 참 마음에 들어요. 그녀도 상당히 만족하는 것 같았어요. 그녀와 오늘이 마지막 밤임을 아쉬워하며 S씨부터 남대문 사건까지 짧은 5일 동안의 일을 돌이켜 생각하며 웃고 떠들었죠. 어느 정도 놀다가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1층 the bar로 다시 자리를 옮겼어요. 저는 그녀에게 어렸을 때 어떻게 지냈고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예를 들어 초등학교 때 컴퓨터 팔아먹은 얘기, 차 위에.. 2020. 6. 6.
그녀는 남대문 화재 현장에 있었다 :: 셋째 날 너무 힘들고 고된 하루를 보내고 염원(?)하던 호텔에 도착하니 그나마 남아있던 힘마저 샤르륵~ 빠지면서 정신과 몸이 분리되는 유체이탈을 잠깐 동안 체험했죠. 내일은 무리하지 말고 푹 자요. 많이 피곤하긴 했구나. 일어나고 싶어도 아마 못 일어날 것 같다... 불을 끄고 침대에 대자로 뻗어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깜깜한 방, 피곤해서 곯아떨어지나 했더니 옆에서 그녀가 큭큭 거리며 웃기 시작. 혹시... 너도? 강렬한 S씨가 눈에 아른거려 잠도 안 와요. 우리 가위눌리는 거 아냐? 그렇게 한참 대화를 주고받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스르륵 잠이 들어버린 그녀와 나. 자다가도 나도 모르게 중간중간 헛웃음을 치는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기도 했죠. 게다가 자면서도 반사적으로 웃는 그녀의 모습 또.. 2020.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