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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o/[동성커플] 그녀 이야기

벳푸 당일치기 여행 : 지옥 라면 도전

by cielosereno 2020. 6. 18.

벌써 5월 말이네요.
시험, 골든위크, 모래 조형 대회, 어머니 날, 그녀의 친할머니 3주기 기일 등등, 너무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미야자키는 오늘부터 장마에 접어들었는데, 한국은 어떤가요?
오늘은 비도 많이 오고 눅눅하고 기분이 처져서 몸이 무겁습니다. (-_-;;)
 

오늘은 오래간만에 한가해서 골든위크 때 당일치기 여행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원래 이번 골든위크는 전부터 오사카, 교토 등지를 여행하려고 계획을 했었는데, 원전 영향으로 멀리 가기도 그렇고 분위기도 안 좋아서 집에서 조용히 지내려고 했었죠. 근데 모처럼만의 연휴를 집에서만 보내기가 너무 지루하고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어디든 당일로 딱 한 군데만 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자기 나 전부터 먹어보고 싶었던 게 있어.(^_^;)



뭔데요?


있잖아,

우리 예전에 일본 아나운서의 해프닝이라는

영상 봤었잖아? 기억해?


ㄷㄷㄷ
혹시 나카시마 미와코 아나운서가 먹은

지옥라면 먹겠단 건 아니죠?( ̄◇ ̄;)


이 녀석...

정답입니다! ゚+。:. ゚ヽ(*´∀`) ノ゚.:。+゚


무리무리무리...Σ( ̄□||||
영상만 봐도 온몸에 전율이 오던데...


가자~ 응~?
가자아~~~

모처럼만에 휴일인데~ 응~?°・(ノД`)・°・


하긴, 한국에는 매운 거 많으니까

챠기는 먹을 수도 있겠다.
전 안 먹을 거예요...ㆀ


알았어.
자기는 다른 거 먹어.


그럼 가는 김에 온천도 하고

냉면도 먹고 와요.


이예~이~ヾ(^▽^) ノ


그렇게 지옥라면을 메인으로 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아침 9시에 집을 떠나 오이타에 12시 정도에 도착했어요.
우선 점심으로 빈속에 자극적인걸 못 먹을 거 같아서 냉면집으로 향했습니다.

 

 

기대기대~



유명한 집이라서 그런지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가게 내부에는 토키와 타카코가 왔던 사진도 걸려있더라고요.

배도 점점 고파오고 하나 같이 냉면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고 있자니 기대도 상승!!

중독 된다...



우선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어보니 깔끔하고 맛있더라고요.
냉면이라고 하기엔 많이 차갑지 않은  상온면(?) 정도 되는 국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면을 먹는 순간 화들짝 놀라고 말았죠.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식감...



응~?!!!!  ╬ ゚ Д ゚ )
혹시 챠기도...?


끄덕끄덕 ( ╬。_。)


세상에 이렇게 딱딱하고 질긴 면은 처음 먹어봤습니다. Σ/( ̄□ ̄)/
면을 후루룩 빨아들이면 보통 면 같으면 찰랑거리면서 입 속으로 쫙 빨려 들어오는데, 이 냉면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면이 딱딱해서 철사처럼 서 있거든요(-_-;;) 한 입 한 입 정성스럽게 씹어줘야 하고 안에 심이 살아 있어서 잘 끊기지도 않습니다.

이상하다 싶었죠.
이게 정상적인 면의 상태라면 이 가게가 유명한 게 도저히 납득이 안됐거든요.
혹시 바빠서 면을 덜 삶았나? 우리 것만 이상한 건가? 면이 이렇게 딱딱할 수는 없다..  뭔가 잘못된 거다! 등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다른 사람들이 먹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니 모두 돌 씹듯 묵직 묵직한 입모양으로 먹는 게 잘못 나온 건 아닌 거 같더라고요.

다 먹고 가게를 나오자 턱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그녀.

생각지도 못한 딱딱한 면을 꽉꽉 씹어먹어서인지 속이 막힌 거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 ̄)
그녀는 면의 상태가 아직도 납득이 안 갔는지 트위터에 얼마 전에 이 냉면을 먹고 너무 맛있다는 사람에게 쪽지를 날렸습니다.

 


"죄송한데요, 제가 냉면을 먹었는데 면이 엄청 딱딱했거든요. 원래 이런 건가요?"

 


답문이 왔습니다.

원래 그렇다고...ㅎㅎ
주문 전에 점원에게 말하면 조금 부드럽게 해 준다나 뭐라나... ̄∀ ̄*)

처음에는 딱딱한 면에 당황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맛있었습니다!
투털 거리면서 먹었던 게 중독됐나 봅니다 ーヾ(  ̄▽) ゞ
아무튼 깔끔한 국물 맛에 만족, 새로움에 만족! 면은 진리야!




그리고 향한 곳은 벳푸 온천!

明礬温泉 湯の里



골든위크라 사람이 많아서 가족탕은 2시간이나 기다려야 했지만, 그래도 단둘이 온천욕을 즐기고 싶어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온천 푸딩


기다리는 동안 산책 겸 밖으로 나가 온천 푸딩을 먹었는데, 왼쪽  녹차 푸딩이 더 맛있었습니다.

가족탕


가족탕은 이렇게 독채로 되어있어요~ 그녀와 저는 가장 안쪽에 있는 가족탕으로 들어갔어요.

내부는 이런 느낌


4~5명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꽤 넓었습니다.  



큰 탕에 몸 담그니까 기분 좋다~



자기~~
자기 일루 와서 무릎에 앉아봐.


챠기 살결 너무 부드러워~
쪽~~~♥

안아줘~♥

 


집 욕조가 그렇듯 둘이 들어가긴에는 좁아서 요즘 그야말로 '목욕'만 했었는데, 오래간만에 그녀와 편안하게 입욕을 하며 즐길 수 있어서(뭘?...♥ )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 ` *) 
노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천장을 조금 뚫어 놓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게 조금 아쉽더라고요.

1박 2일로 료칸 요리를 맛보며 즐기는 온천도 좋지만, 당일치기 온천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우선 싸니까 좋더군요.
 
이제 대망의 지옥라면을 먹으러 고고~
벳부에서 1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가게는 뒷골목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배달도 된다


이 가게 위치와 이름을 찾아내기 위해 동영상 나온 점장 티셔츠를 캡처해서 확대하고 그 이름을 인터넷에서 찾고 또 찾고 얼마나 쇼를 했던지...(-ㅂ-;;)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왜 우리는 왜 미리 안 알아보는 거냐!!! ヽ(  *` Д ´ ) ノ)



 

땀 흘리는 도깨비


들어가니 정말 동영상에서 보던 점장님이 보이더군요. 동영상을 많이 봐서인지 원래 알던 사람처럼 반갑기도 하고..ㅎㅎ
땀을 질질 흐리고 있는 도깨비 그림을 보니 도전정신이 불타올랐습니다.


아... 기름 둥두ㅠㅠ


주문한 지옥라면이 나왔는데 냄새가 범상치 않더라고요.
일본 음식이 매워봤자 얼마나 맵겠냐는 생각에 걸쭉한 국물을 떠먹어보니 조금 매운 정도?
하지만 3초 후에 매우기가 확 퍼지는 게...


처음부터... 지옥~!!(  ≧□≦) ノ
 


그녀는 젓가락으로 국물을 약간 찍어 빨아먹어보더니 맵다고 물 마시고 난리 브루스...ㆀ
면을 먹으니 뜨겁고 매워서 입안도 아프고 입술이 10배나 부풀어 오른 느낌.
게다가 식은땀이 줄줄 흐르면서 더운 건지 추운 건지 알 수 없고, 머리카락이 삐쭉삐쭉 서고 모공이 전부 열린 듯한 느낌에 손이 바들바들 떨리더라고요.

 

 

 





챠기 정말 괜찮은 거예요? Σ(゚∀゚*)


괜찮아.
죽을지도 모르지만 아.. 마도... 괜찮아...(ノ_・。)


그리고 침묵합니다.
너무 매워서 말이 안 나오는 것도 있지만 렌게에 면을 올리고 어느 한 지점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마음을 가다듬지 않으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요. 영상에 나온 아나운서처럼... 누구라도 원망해야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그녀는...



챠기 위험해...(≧∀≦)
동공이 풀렸어~ ㅎㅎ


으으윽... 지옥이야 지옥!!!!
어떡해.. 괴로워...(ㅠ_ㅠ)


먹고 싶어 했잖아요... へ(´∀` へ)


콜록콜록...

기침하니까 매움이 100배 증가했어...Σ(@д@ ;)
정신줄 놓을 거 같아. 머리 아파...


물 마실래요?
자, 맥주도...
삶은 계란 깔까?
꺄르르륵..

챠기 완전 재밌어~.:*・'(*゚▽゚*)'・*:.


괴로워 죽겠는데 그녀는 저의 괴로워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으며 좋다고 깔깔대고 웃고... 악마 같은 녀석...  Ψ(` ◇ ´)Ψ



나중에 동영상 봐봐요
엄청 재밌으니까
캬캬캬( ´ 艸 ` ) 대박대박!!

정신이 오락가락해...


이거 몇으로 보여요?

지금 흐르는 그거 눈물 이니고 땀 맞죠?

몰라...
어디에서 흐르는 건지 감각이 없어(TㅂT)



냐하하하..´ 艸 ` ) 




좋텐다...
그렇게 재밌냐~? ヽ(  *` Д ´ ) ノ


챠기가 지금 이 장면을

리얼타임으로 봐야 하는데
그게 아쉽지~ 뭐...


면 먹고 나서 화난 얼굴로
저기 붙어있는 포스터를

계속 째려보는 게 너무 재밌어...ㅎㅎ

포스터가 무슨 죄야...

ヾ(  ̄▽)ゞ





너무 맵고 신경이 곤두서서 그런지 아무한테나 화내고 욕하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라면 먹으면서 너무 괴로워하니 점원이 칼피스를 마시라고 주더군요. 계란값도 받지 않고 서비스로 주셨습니다(_ _;;)

집에 돌아와서 화장실을 갔는데 X문이 맵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느꼈어요.
평소에도 너무 매운 건 잘 안 먹는 스타일인데 정말 무슨 바람이 불어 지옥라면을 먹은 건지...
지금까지 일본에서 먹은 것 중에 가장 매운 음식이었습니다.
일본의 매운맛을 깔봤다가 제대로 한대 맞고 왔네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맛은... 제가 좋아하는 맛은 아니었습니다. ┓( ̄∇ ̄;)┏
비유를 하자면 고추장 돼지고기볶음 맛 라면이랄까요?
고추장 맛이 많이 나서 텁텁하고 기름기가 너무 많아 느끼합니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깔끔한 국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

 

결론은, 

나카시마 미와코 아나운서의 리액션은...

진짜라는 거!!!! 

 

 

 

기록 : 이 글은 2011년 5월 23일 20시 37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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