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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o/[동성커플] 그녀 이야기

그녀를 위한 주부생활 만끽

by cielosereno 2020. 6. 15.

일본 미야자키에 오기 전에 저와 그녀를 항상 걱정해주던 주변인에게 가장 많은 들은 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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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밥은 잘해 먹겠냐?( ̄◇ ̄;)"였습니다.

 

 

친구B

네가 요리하는 모습이 상상이 안돼...

넌 그런 걸 가지고 태어난 애가 아니야.

 

cielo

그 말에 백퍼 공감!

 

 

안 그래도 둘 다 깡말랐는데

아주 소멸되는 거 아니야?

 

 

1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해 

 

 

 

 

 

 

사실, 요리에 관심도 없고 요리를 해 본 적도 없는 저로서는 당연히 사 먹거나 인스턴트 음식을 조리해 먹는 정도의 생활이 될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그러면 안 되겠단 생각이 뇌리를 아흔아홉 번 정도 스쳐 지나가더군요;;

왜냐하면, 저야 일본에 와서 빈둥빈둥 노는 입장이니 밥을 언제 먹어도 어떻게 먹어도 상관없는 처지이지만, 그녀는 저를 먹여 살리는 "아무도 모르는 가장(?)"이다 보니 아침을 든든히 해 먹여야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랍니다.
 
(이건 정말 순순한 마음으로 그녀를 위하는 저의 갸륵한 마음이기도 하지만, 또한 저의 생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ㅋㅋㆀ )

그래서 제가 철칙으로 삼은 한 가지가 바로 "아침밥을 절대 굶기지 말자!"입니다.

기합이 들어가서인지 아직까지 17일 동안 그녀의 아침밥을 굶긴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처음 일주일간은 알람 소리가 3차원 입체음향으로 선명하고 또렷하게 잘~ 들리더니, 2주차 들어오면서 알람 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들리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_。) 캬옥...

 


어제 11시 조금 넘어서 잔 덕분인지 오늘 새벽 5시 정각에 상콤하게 일어나 요리를 해보았습니다.
우선,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그녀를 위해 반찬으로 참치 전을 부쳐보고,

 

 

비쥬얼은 괜찮아 보임


아침 식사로는 프리타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먹음직스럽게 보이나요? (・∀・)

 


나름 영양에 신경 쓴다고, 시금치, 치즈, 베이컨, 토마토, 양파 등등, 집에 있는 재료를 모두 넣어 만들어 봤습니다. 그녀가 또 해달라는 걸 보면 맛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제가 만들고 제가 감히 강추해보지요~( ´ 艸 ` ) (미쳤다...)


완성...

 

전 원래 저녁형 인간인데, 그녀의 페이스에 맞추다 보니 점점 아침형 인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아침에 못 일어날 때도 있고 귀찮아질 때도 있는 법 (벌써부터 해이한 생각...;;)

 


그래서 일본에 오기 전에 친언니에게 배운 찹쌀 닭죽을 만들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냉장고에 꽉꽉 채워놓았습니다.

먹고 죽으려고 곰솥에 대략 15인분은 만들었...

 

너무 많이 만들어서 큰 통에 한가득 담아서 본가에 갖다 드렸더니 너무 맛있다며, 한국음식은 역시 다르다는 둥, 한국요리점을 내라고 아우성! 하여튼 이 오버쟁이들~┓( ̄∇ ̄;)┏

처음 만들어보는 거라고요! ㅋㅋㅋ

 


저 요리하는 여자예요
저 이제부터 요리 잘하는 여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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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아니고, 앞으로도 그녀를 위해 열심히 아침밥을 만들어야겠어요~~(ノ∀`♥)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

 

 

 

 

기록 : 이 글은 2011년 4월 20일 10시 15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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