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야자키에 오기 전에 저와 그녀를 항상 걱정해주던 주변인에게 가장 많은 들은 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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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밥은 잘해 먹겠냐?( ̄◇ ̄;)"였습니다.
친구B
네가 요리하는 모습이 상상이 안돼...
넌 그런 걸 가지고 태어난 애가 아니야.
cielo
그 말에 백퍼 공감!
안 그래도 둘 다 깡말랐는데
아주 소멸되는 거 아니야?
1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해
사실, 요리에 관심도 없고 요리를 해 본 적도 없는 저로서는 당연히 사 먹거나 인스턴트 음식을 조리해 먹는 정도의 생활이 될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그러면 안 되겠단 생각이 뇌리를 아흔아홉 번 정도 스쳐 지나가더군요;;
왜냐하면, 저야 일본에 와서 빈둥빈둥 노는 입장이니 밥을 언제 먹어도 어떻게 먹어도 상관없는 처지이지만, 그녀는 저를 먹여 살리는 "아무도 모르는 가장(?)"이다 보니 아침을 든든히 해 먹여야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랍니다.
(이건 정말 순순한 마음으로 그녀를 위하는 저의 갸륵한 마음이기도 하지만, 또한 저의 생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ㅋㅋㆀ )
그래서 제가 철칙으로 삼은 한 가지가 바로 "아침밥을 절대 굶기지 말자!"입니다.
기합이 들어가서인지 아직까지 17일 동안 그녀의 아침밥을 굶긴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처음 일주일간은 알람 소리가 3차원 입체음향으로 선명하고 또렷하게 잘~ 들리더니, 2주차 들어오면서 알람 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들리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_。) 캬옥...
어제 11시 조금 넘어서 잔 덕분인지 오늘 새벽 5시 정각에 상콤하게 일어나 요리를 해보았습니다.
우선,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그녀를 위해 반찬으로 참치 전을 부쳐보고,
아침 식사로는 프리타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나름 영양에 신경 쓴다고, 시금치, 치즈, 베이컨, 토마토, 양파 등등, 집에 있는 재료를 모두 넣어 만들어 봤습니다. 그녀가 또 해달라는 걸 보면 맛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제가 만들고 제가 감히 강추해보지요~( ´ 艸 ` ) (미쳤다...)
전 원래 저녁형 인간인데, 그녀의 페이스에 맞추다 보니 점점 아침형 인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아침에 못 일어날 때도 있고 귀찮아질 때도 있는 법 (벌써부터 해이한 생각...;;)
그래서 일본에 오기 전에 친언니에게 배운 찹쌀 닭죽을 만들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냉장고에 꽉꽉 채워놓았습니다.
너무 많이 만들어서 큰 통에 한가득 담아서 본가에 갖다 드렸더니 너무 맛있다며, 한국음식은 역시 다르다는 둥, 한국요리점을 내라고 아우성! 하여튼 이 오버쟁이들~┓( ̄∇ ̄;)┏
처음 만들어보는 거라고요! ㅋㅋㅋ
저 요리하는 여자예요
저 이제부터 요리 잘하는 여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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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아니고, 앞으로도 그녀를 위해 열심히 아침밥을 만들어야겠어요~~(ノ∀`♥)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
기록 : 이 글은 2011년 4월 20일 10시 15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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