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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8 - [cielo/그녀 이야기] - 달콤한 동거 생활도 이제는... : 미야자키 (13)
달콤한 동거 생활도 이제는... : 미야자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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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일본은 무슨 놈의 해가 그리도 일찍 뜨는지 그녀와 저의 마지막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지금 몇 시야? 설마 아침? ( ;゚ Д ゚)
아~ 일어나기 싫다.
왜 벌써 아침인 거야!!! ° ・ ( ノД ` ) ・ ° ・
흘러가는 시간을 막을 수 없는데, 누군가에게 원망이라도 하듯 아침부터 머리끝까지 신경이 곤두서 있던 그녀와 나.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짐을 정리해야만 하는데, 마음만 급하지 몸은 뭉그적 뭉그적~ 심한 귀국 거부반응이 일어나고 있었죠.
간신히 짐 정리를 마치고, 아침을 간단히 먹고 다시 그녀의 방으로 올라왔습니다.
챠기~ 마지막으로 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그냥, 껴안고 잠들고 싶어.
후우~(ノ∀`♥)
후우~가 아니고(-_-;;)
정말 마지막으로 온기를 느끼고 싶어서 그래...
에헤헤~( ・∀・ )
그녀와 저는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 숨소리를 죽이고 꼭 껴안았어요. 긴장을 해서인지 잠이 오지 않아 그녀의 머리를 한참을 쓰다듬고 있는데 갑자기 몸을 일으켜 제 목 쪽으로 얼굴을 묻는 그녀.
캬악~( ゜ Д ゜; ≡ ;゜ Д ゜ ) 목은 안돼!
다 보이잖아~
일부러 보이는 데다 하려고 하는 건데...( 。 ・ ε ・ 。 )
일은 어떻게 하라고...( ̄^ ̄)
쳇...!!
그럼 어디라 하라고...( ̄□ ̄;)
아무튼 목 말고!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저를 향해 활짝 웃더니 엄청난 흡입력으로 가슴에 쪽~ 키스 마크를 남기는 그녀. 그리고는 반대쪽 가슴에도 과히 진공청소기라고 별명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강하게 빨아들이더군요.
언뜻 보면 DV라도 당한 거 같이 여기저기 불그스름한 마크가...;;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저도 그녀의 가슴에 키스 마크를 남겼는데, 웬만큼 해서는 표시도 안 나는 그녀의 살은 낙타 가죽... ̄∀ ̄*)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꼭 선명한 마크를 남겨야겠단 사명감에 불타올라 물고 깨물고 난리를 쳐서 결국 작품(?)을 만들어냈죠!
아, 당분간 찜질방도 못 가겠다.
풉, 그러게요!( ´ 艸 ` )
그러니까 왜 시작해~~~
그냥 해보고 싶었어요~
다음부턴 하지 마!!(; ´ д `)
그래도 사랑의 증표인데...
챠기 가고 나면 이거 보면서 챠기 생각할 거예요!! ヽ(* `Д´)ノ
시간이 훌쩍 지나 공항으로 출발해야 할 시간~ 아래층으로 짐을 가지고 내려가니 어머님께서 외출하시는지 옷을 차려입고 계시더군요.
어머님
그럼 슬슬 출발할까?
엣!!!!Σ( ̄□||||
(어머님 같이 가시는 겁니까?!)
같이 갈려고?(╬。_。)
그럼 마지막인데 배웅하는 게 당연하지.
감사합니다. 어머님..(ㅠ_ㅠ)
그렇게 셋이 차를 타고 미야자키 공항을 향해 출발했죠. 그녀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가고 싶었지만 어머님이 계셔서 아무런 얘기도 할 수 없었습니다. 예상보다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수속을 마친 뒤 대기실에서 앉아있는데, 그녀가 화장실을 간다고 하더군요.
그래, 갔다 와~
으흠.. 네...
어머님과 저는 대기실 의자에 앉아 멍하니 사람 구경만 하고 있었죠.
・
・
・
5분 경과...
꽤 오래 걸리네.
그.. 그러게요.
・
・
・
10분 경과...
안 오네요...
화장실을 못 찾았나?
가볼까요?
금방 오겠지 뭐 ┓( ̄∇ ̄;)┏
그나저나 2주일간 쉬다가 일하려면 힘들겠네.
조심해서 잘 가요.
... 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어색한 분위기에서 인사를 나누고 멍하니 앉아있으니 어머님께서 심심하셨는지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시더군요. 조금 지나니 저 멀리에서 허겁지겁 달려오는 그녀.
왜 이렇게 늦었어?
혹시 화장실 못 찾고 헤맨 거 아냐? ㅎㅎ
자, 이거 받아요.
뭔데?
비행기 타면 열어봐요. 알았죠?
으, 응.. 알았어
그리고 시간이 거의 다 돼서 출국장 쪽으로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소지품 검색대 앞에 길게 늘어서 있는 사람들 뒤로 줄을 섰죠. 줄이 짧아짐에 따라 그녀의 두 눈에는 얼굴을 흠뻑 적실만큼의 눈물이 고여가고 있었습니다.
제 차례가 다 되어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그녀는 제 옷깃을 꽉 붙잡고 "아직 시간 남았죠? 조금만 더..."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이더군요. 뒤에 있는 사람에게 먼저 들어가시라고 얘기하고 줄 옆으로 빠져 다시 맨 뒤로 갔습니다. 그렇게 하길 서너 번.
"띵동댕동~ 아시아나 항공에서 알려 드립니다.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하실 cielo님, cielo님 서둘러 탑승 수속을 마쳐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 드리겠습니다..."
헉! 뭐야. 지금 나 부른 거 맞지?
쉣! 시간 다 됐나 봐. (゚ ∀゚ ;;;)
정말요?
sereno, 잘 있어.
어머님 안녕히 계세요.
잘 가요... 안녕.
다급해진 마음에 뒤도 안 돌아보고 눈썹을 휘날리며 전력 질주하기 시작했죠 ≡≡≡ヘ(* -_-)ノ 그땐 정말 출발 시간 안에 가야 된단 생각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공항에서 불려보긴 처음이었거든요.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며 비행기에 탑승! 좌석에 찾아 앉아 한숨 돌리고 나니 그녀가 제 옆에 없다는 슬픔이 엄습해오더군요.
"......"
"흑흑흑..."
어머님이 옆에 있어 포옹은 못 해줘도 손이라도 한번 잡아줬어야 하는 데, 경황이 없어 그녀의 마지막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바보 같은 제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이륙 후 그녀에게 받은 봉투를 꺼내보았어요. 미야자키 공항이란 스티커가 붙어 있는 봉투에는 미야자키의 특산물인 망고를 뒤집어쓰고 있는 키티 핸드폰 스트랩이, 편지 봉투 안에는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 일부가 들어 있더군요.
사진을 한 장 한장 넘겨보고 있으니 그녀와 함께한 2주간의 추억이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선명하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눈물... 이 사진들을 뽑으며 헤어짐을 준비했을 그녀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그녀가 살고 있는 미야자키가 한순간에 멀어져 갑니다.
"아, 젠장! 원거리 못 해 먹겠네...(ㅜ_ㅜ)"
기록 : 이 글은 2009년 7월 30일 0시 32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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