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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o/[동성커플] 그녀 이야기

달콤한 동거 생활도 이제는... : 미야자키 (13)

by cielosereno 2020.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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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줌마들과의 교류회? : 미야자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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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의 애정행각

을 마치고, 아줌마들의 모임도 거의 끝나갔지요. 어머님, 그녀와 저, 그리고 어머님 친구, 이렇게 넷이서 근처 바에서 간단히 마시고 귀가.  그녀와 저는 그냥 자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곧바로 DVD 렌털 샵으로 향했습니다.

 




한국 영화 보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요?


음, 글쎄....
엽기적인 그녀는 봤지?


네. 그런류의 영화 좋아해요.ーヾ(  ̄▽)ゞ


좋아. 그럼,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가 나왔던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라고 있는데...


그럼 그걸로 해요!

 


그리고 그녀가 이것저것 둘러보더니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라는 DVD를 꺼내 들며,

 



챠기챠기~ 이거 재밌다던데 봤어요?


아니.
그거 흥행했다는 소리도 재밌다는 소리도 못 들어본 거 같은데...


제가 자주 가는 블로그에 재밌다고 써있었어요.
이것도 빌릴게요.

 


그래서 여친소와 사이보그를 빌려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님과 아버님은 주무시고 계셔서 거실에서 둘이 딱 붙어 앉아 사시미에 술을 한잔 걸치며 영화감상에 들어갔죠. 전 여친소를 봤기 때문에 스토리를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집중해서 보면서 웃고, 또 울고... 그녀의 갖가지 표정을 볼 수 있었죠.

느긋하게 영화를 보고 있으니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정말 신혼부부 같은 느낌이랄까?(〃▽〃) 약간 피곤하기도 하고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져서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는 방에 올라가 보기로 했어요.

 

 

 



헉,, 남녀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강렬한데요~( ・∀ ・ )


핫... 그러게  ̄∀ ̄*)

 


처음부터 많이 끌리는 내용은 아니더라고요. 그녀는 언제 재밌어지나~ 손꼽아 기다리는 느낌이었지만, 30분이 지나도 40분이 지나도 알 수 없는 스토리가 이어져갔죠. 그녀의 머리 위에는 물음표만이 가득 찬 채...

 




챠기~(-0-;;)
내가 머리가 나쁜 거야? 왜 이해가 안 가?( 。・ ε ・。 )


자기~ 나도 그걸 자기한테 물어보려고 했어.
나도 왜 이해가 안 가는 거야?┓( ̄∇ ̄;)┏


우리 둘 다 돌머리야? (≧▽≦;


ㅋㅋㅋㅋ(  ´ 艸 ` )

 



그래도 그녀는 이 영화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컸는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계속 보더군요. 저는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감당하지 못하고 꿈나라로...

 



14일째,



눈을 뜨니 그녀도 저도 TV 앞에서 목이 꺾인 채  이상한 자세로 누워 있더군요. DVD는 다 돌아가 파란 정지화면 상태... 그녀도 지루한 스토리에 잠든 모양이에요.



아아~ 목이야 ╬ ゚ Д ゚)
끝까지 봤어?


아뇨, 중간에 잠들었나 봐요.
뭐에 홀린 거 같이 정말 아무것도 생각 안 나요.


그 영화... 원래 내용이 없는 걸 지도..(-_-a)


그래도 빌려온 건데 아깝다~
중반 넘어서 재밌어지지 않을까요? ヽ(  *´∀`) ノ



아아악~ 또 나왔다. 그녀의 사이보그 무한신뢰 발언! 대체 누구 그녀를 이렇게 만든 걸까요?( ̄◇ ̄;) 그녀는 다시 중간쯤으로 돌리더니 보기 시작하더군요. 저도 딱히 할 일이 없었어 같이 봤습니다.
.
.
.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영화는 끝나 있고 우리는 또 자고 있었지요(...)


우중충하게 비만 내리는 나른한 토요일 오전. 어머님과 셋이서 거실에서 뒹굴거리다가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어머님의 말씀을 받들어 외식을 하러 나갔죠. 하지만, 어머님이 생각해 둔 가게가 영업을 하지 않아 급 중화요리로 변경!


탄탄멘 5단계 중에 가장 매운맛을 시켰는데 맵기는커녕 단맛만 났다는...ㆀ  일본 매운맛의 기준이란 대체 무엇인지...(?) 빵집에서 조각 케이크를 하나씩 사고, (한국)가족들한테 줄 선물을 이것저것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님이 청소를 시작하셔서 그녀의 방에 올라가 슬슬 정리를 시작했죠. 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그녀의 컴퓨터에 넣고 시디로 구울 동안  2주 동안 찍은 사진을 쭉 훑어보았어요.

 



사진 보니까 2주 동안 많이 돌아다녔네.
바쁜데 여기저기 구경시켜줘서 고마워~


아니에요! 당연한 건데요 뭘.
그나저나 또 온천에 가고 싶다~(ノ∀`♥)



응! 그리고 벳부의 지옥 단고지루 먹고 싶다!!!


다음에 오면 또 가요~~
아~ 사진 더 많이 찍어둘 걸 왠지 아쉽다.°・( ノД` )・°・

 



낄낄거리며 웃고 떠들었더니 저녁 시간이 다 되어 슬슬 짐을 싸기 시작했죠. 2주 동안 그녀의 방에 있던 제 물건을 캐리어에 하나 둘 채워 넣는데 왜 그렇게 가슴이 아프던지...  그녀가 저를 위해 내어 준 옷장 한 칸에서 옷을 꺼내 옮길 때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죠.

 



정말 가는구나...
옷장이 비니까 마음이 너무 허전해요(T_T)


응... 2주일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 몰랐어...


옷장은 챠기가 언제든 와서 쓸 수 있게 비워둘게요.


그래...

 

 

 

 


그리고 아버님이 퇴근하고 오셔서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저녁식사가 시작됐습니다. 메뉴는 스키야키! 가볍게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지요.


아버님
아빠는 내일도 출근해야 돼서 오늘이 마지막이 되겠구나.
cielo짱이 가면 이제 누구하고 술을 마시나...


정말 2주 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가족처럼 대해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내 딸인데...
언제든 놀러 오너라.

 


(아..안돼! 전 딸이 되면 안 되는 사람이에요...( ̄∇ ̄;))


어머님
가면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겠네.
일 열심히 해요. 너무 무리하지 말고...


네...

 


모두 헤어짐이 아쉬운 것인지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였는데, 특히 그녀는 저녁식사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아마 그녀도 저처럼 헤어짐을 준비하는 열병을 앓고 있었을 겁니다.

그날 밤,
자고 있던 저를 흔들어 깨우더니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확실히 해둬야 한다며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하라더군요. 비몽사몽 간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우선 손가락을 걸었어요. 그녀는 증거를 남겨야 한다며 사진도 찍고...


 



뭔데 뭔데?


만약 결혼을 한다면 cielo랑 하고 싶어요.
지금은 힘들어도 3년, 아니 5년 안에는 결혼해요.

 

 

 

 

기록 : 이 글은 2009년 7월 17일 23시 45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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