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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o/[동성커플] 그녀 이야기

벳푸 지옥 순례 : 미야자키 (10)

by cielosereno 2020.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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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8 - [cielo/그녀 이야기] - 1박 2일 온천 여행 : 미야자키 (9)

 

1박 2일 온천 여행 : 미야자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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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째,

꼭두새벽, 하얀 입김을 내며 노천온천에 입수.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온천에 들어가니 눈이 번뜩 뜨이며 어찌나 상쾌하던지... 느긋하게 몸을 풀고 짐을 챙겼죠. 그리고 밥 먹으러~고고.


 

아침 식사 중인 그녀

 


아침식사는 연어구이, 야채, 과일, 츠케모노 등, 깔끔하니 맛있었습니다. 료칸은 다 좋은데, 체크아웃 시간이 너무 빨라서 쫌 아쉬워요. 그녀와 저도 아쉬움을 남긴 채 다음 코스인 別府(벳푸)로 향했습니다.

 

 

 

 


벳푸는 큐슈 최대 관광지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요. 곳곳에 하얀 온천 증기를 뿜어내는 게 과히 온천도시 다웠습니다. 地獄めぐり(지옥순례)를 하기 위해 티켓을 사서 제일 처음으로 간 곳은, 地の池地獄(피연못 지옥)


 
정말 피가 펄펄 끓는 거 같이 빨간 온천수와 증기가 볼만하더군요. 옆쪽에는 이 온천수는 피부병에 좋다 하여 연고를 만들어서 파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


 

지옥순례 빨간 도깨비

 


피연못지옥 마스코트인 빨간도깨비가 멀리서 걸어오는데, 왠지 멍청해보이는 표정. 열심히 돌아다녀도 기념사진 찍자는 사람도 없고, 어떤 아이는 무섭다고 울고, 암튼 쓸쓸해보였죠. 다음은 피연못 지옥 아래쪽에 있는 龍巻地獄(소용돌이 지옥)으로 이동.


주기적으로 치솟는 온천수

 


이곳은 (아마) 25~30분에 한 번씩 20미터 높이로 온천수가 치솟는데,  그녀와 제가 갔을 때 모두가 돌계단에 모여 앉아 있었고, 방송으로 몇 분 후에 솟아오를 거라고 알려주더군요. 온천수가 치솟아 오르니, 모두 앞으로 나와 사진을 찍느냐 혼잡하더군요. 그녀와 저는 귀찮아서 멀리서 찰칵찰칵.


 

지옥순례 노란 도깨비

 


곳에도 마스코트가 있었는데, 왠지 부드럽고 똑똑해 보였지요. 빨간 도깨비와 다르게 아이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았습니다.


게이더 발동?

  
그리고 그녀와 저의 게이더에 딱! 걸린 동성커플! Σ(´゚ω゚` )100% 확신을 하며 지켜보고 있는데, 사진의 커플 역시 그녀와 저를 힐끗힐끗 쳐다보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러고 보면 동성커플 수가 적지 않은 듯. 


 

 

 

 

 

커산 지옥???

 


피연못과 소용돌이 지옥을 둘러보고 차를 타고 마을로 내려오니 여러 지옥이 오밀조밀 모여있더라고요. 이정표에 한글이 써져있긴 하지만 전혀 도움이 안 되고, 글씨체가 과히 예술! 커산지옥이 뭔가 했습니다( ̄□ ̄;  귀산지옥이라고 쓰고싶었던거 같은데, 귀산지옥이라고 써도 확 와 닿지가 않을 듯...ㆀ 암튼 カマド地獄(가마솥 지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조잡하다...

 


마도 지옥의 유래는 氏神竈門八幡宮(우지가미카마도하치만구)라는 신사의 춘추 대제 때 이곳에서 나오는 증기로 가마솥에 밥을 지어 공양드렸다 하여 가마솥 지옥(또는 부뚜막 지옥)이라고 한답니다. 그래서 도깨비가 밥주걱을...(≧∀≦)ㅋㅋ 나름 귀엽군요.
 

 

그래도 사진 한장은...

 


다음은 鬼山地獄(도깨비산 지옥)으로 이동. 이곳은 온천보다 악어로 유명해서 별칭 악어 지옥이라고도 합니다. 악어의 수가 장난 아닌데, 그녀와 저는 기분 나쁘다고 캬~캬~거리며 뛰쳐나왔죠. (ノ_・。)


지옥 중에 가장 조용했던 지옥


白池地獄(흰연못 지옥)은 온천수가 청백색을 띠는데, 투명의 온천수가 연못의 떨어지면서 온도와  압력에 의해 색이 변한다고 해요. 옆쪽에는 열대어관이 있는데 몇 개의 어항을 제외하고 거의 비어있더군요.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듯 ( ̄ー ̄;

 


그녀도 오래간만에 와서 재밌어하는 듯. 천천히 둘러보다가 山地獄(산지옥) 이동.

 


한국어로 산지옥 이라니까 어감이 재밌군요(・∀・)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산지옥 같은데... 아흑(TㅁT)  이곳도 온천열을 이용하여 코끼리, 하마 등 여러 동물을 사육하고 있습니다. 


이걸보고 대머리를 연상했다니...

 


鬼石坊主地獄(도깨비 바위 대머리 지옥)은 규모가 가장 작았는데, 뽀글거리며 주기적으로 튀어 오르는 진흙(?)이 마치 빡빡 깎은 대머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지옥 중에 가장 규모가 크다는 海地獄(바다 지옥)으로 고고!!. 넓고 깔끔하게 정비되어있고, 한쪽 구석에는 족탕도 있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온천 달걀

 


5분 만에 반숙으로 익는다는 온천 계란. 다 익은 달걀은 매점에서 판매하고 있더군요. 그녀와 저는 배가 고파서 바다지옥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습니다. 오이타현의 향토요리인 だんご汁(단고지루)를 먹기로 했지요.

 


단고지루는 한국의 수제비 같은 음식인데, 이곳에는 단고지루 외에도 '지옥 단고지루'라는 메뉴가 있어 읽어보니 7가지 인가 9가지인가 매운 재료를 넣은 극심한 매운맛이라고 쓰여있더군요. 그녀와 저는 주저 없이 지옥 단고지루를 주문했죠!!


내 입맛에 딱 맞으니 강추!


다른 사람들이 먹고 있는 일반 단고지루는 하얀 수프인데, 정말 지옥 단고지루는 빨갛더군요. 한입 먹어보니, 우아아아아~ 너무 맛있다~~~!!!




안 매워요?


응, 전혀 안 매워.
정말 맛있어!!


전 조금 매운데, 그래도 맛있어요!!
오래간만에 매운 거 먹으니까 좋죠?


응, 맵고 뜨거운 거 먹으니까 기분이 좋아지는 거 같아.ㅎㅎ


맛있다고 정신없이 먹으니 그녀가 매우 흐뭇해하더군요. 워낙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데다 그냥 매운 게 아니라 깊은 매운맛이라 국물이 정말 진하고 맛있었습니다. 강추 강추!!!

 


그리고 맥주 한잔을 곁들이면 최고!!! 국물까지 다 마시고 땀을 줄줄 흘리며 나왔더랬죠. 기념품 가게에서 갸루소네가 추천하는 카레와 아버님과 드릴 "매일매일이 지옥입니다"라고 써져있는 티셔츠 ̄∀ ̄*) , 과자 등을 사서 다시 미야자키로 향했죠. 1박 2일 동안 정말 너무너무 재밌는 여행이었습니다. 

 

 

 

 

이 글은 2009년 5월 29일 15시 23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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