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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7 - [cielo/그녀 이야기] - 타카치호 협곡 : 미야자키 (7)
타카치호 협곡 : 미야자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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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째,
아침에 눈을 떠 몸을 일으키려는데 허리고 어깨고 목이고 어디 한 군데 안 쑤시는 곳이 없어서 끙끙대고 있으니 그녀가 괜찮냐며 전신 마사지를 해주었죠.
아아아~ 삭신이 쑤셔.
왜 이러지...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가?
아니지,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잖아요?
어제 밤에.. 므흣..(〃▽〃)
너무 격렬했던 거 아니야?
풉ーヾ(  ̄▽)ゞ,
오네에상~ 체력 좀~
야!!!!Σ( ̄□||||
나 아직 건강해!! 쌩쌩하다고!!!
저는 20대 후반, 그녀는 20대 중반, 단 3살의 체력 차이가 이렇게도 크단말인가?... 라기보다 근래 걸어 다닐 일이 별로 없고 움직임이 없어서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 게다가 그녀는 한번 발동 걸리면 끝이 없으니 언니는 당해낼 수가 없어요.
그녀의 전신 마사지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삭신이 쑤시기는 마찬가지. 그래서 지인의 지인 'A씨'가 하는 태국 전통 마시지를 받으러 갔지요.
간단한 상담을 마치고 A씨에게 설문지 비슷한 걸 건네받아 작성하는데, 가타카나로 이름을 쓰니 외국인이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녀가 한국에서 온 친구라고 소개하니 이것저것 물어볼 태세. 아무튼, 그곳엔 마사지 방이 두 개가 있었는데, 두 방 사이의 벽이 천장에서 아래로 30센티 정도의 공간이 있어서 옆방의 소리가 들린답니다. 그녀는 여자 조수에게, 저는 A상에게 받기로 하고 각각의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마사지를 받았죠.
옆으로 돌아라, 다리를 꼬아라, 들어라, 모아라, 엎드려라 등등 일본어로 진행을 하기 때문에 A씨는 외국인인 제가 약간 부담스러웠는지 조심스레 일본어를 할 줄 아냐고 물어보더군요.
일본어 할 줄 아니까 걱정 마세요.
A씨
휴, 다행이다 (;´ д `)
A씨는 그때부터 말문이 트여 sereno하고는 어떻게 알았느냐, 이곳엔 언제 왔느냐, 그리고 언제 가느냐, 한국에서 욘사마는 정말 인기가 많으냐 등등, 질문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저는 바닥에 개구리 자세로 누워 있고, 앉아서 마사지 하는 A씨와 대화하려니 뻘줌하기 그지없더군요.
처음에 일본 사람인 줄 알았어요.
일본어는 어떻게 공부하셨어요?
아, 나왔다. 이 질문. 사실 설명하기도 까다롭고, 자세히 설명한다고 해도 거의 참고하지 않을뿐더러, 예의상 한 번씩 물어보는 질문이라는 걸 알기에 대충 이렇게 말했죠.
애니메이션이나 노래나..(-_-a)
어떤 애니메이션 좋아하세요?
아니면 한국에서 유명한 애니메이션이나..
음......-_-ㆀ
.
.
.
챠챠!
어머어머, 내가 설마 챠챠라고 말한 거야?Σ/( ̄□ ̄)/ 제가 말하고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봐왔는데, 왜 하필 빨간 망토 차차 밖에 생각이 안 났던 건지.
챠...챠?
챠챠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나요?
두둥....Σ( ̄□||||
챠챠, 리야, 시이네 삼총사 모르세요?
마법도 부리고, 늑대로 변신하기도 하고...
챠챠는 원래 마법 나라 공주인데...ㆀ (아, 젠장ㅜ_ㅜ)
사실 엄청 쪽팔렸어요. 나이 서른이 거의 다 돼서 아동용(?) 애니메이션 챠챠를 설명하고 있자니 저 자신이 한심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아아, 알 거 같아요. 챠챠
어렴풋이 생각나요.
거짓말...(ㅠ_ㅠ) 흑...
명탐정 코난 같은 건 안 보세요?
초반에 조금만 봤는데, 김전일을 좋아해서 코난은 약간 유치해요.
아, 그렇군요(^_^;)
헉, 실수했다. 더 유치한 챠챠를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코난을 유치하다고 했으니..(ノ_・。) 게다가 챠챠를 말하고 나서 A씨가 제 수준을 의심하기 시작한 거 같더라고요. 나 오늘 상태가 너~무 안 좋은가 봐~ 몸도 뇌도...°・( ノД` )・°・
그렇게 40분의 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몸은 한결 가뿐해졌지만 정신이 무거워짐을 느꼈습니다.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그녀가 묻더군요.
아까 전에 마사지받을 때 챠챠라는 소리가 들렸는데,
무슨 소리였어요?
애니메이션 챠챠 얘기였어.
챠챠 ('ㅁ'?)
너 챠챠 몰라?
몰라
어머어머 얘가 세상 헛살았네.
챠챠를 모르고 2X년을 살았단 말이야? ( ̄◇ ̄;)
엘리자베스 인형 들고 다니는 마법선생 세라비 몰라?
감정이 폭발하면 온몸에 가시가 돋고 장미가 피는 바라바라만은?
몰라
진짜... 너한테 실망했어.
에?! 난 처음 들어보는데, 그
렇게 유명한 거예요?( ̄^ ̄)
ㅎㅎ 농담이고,
갑자기 무슨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냐고 묻는데 챠챠라고 말해버렸어.
그땐 도무지 애니메이션 제목이 생각이 안 나더라고.
십수 년 전에 본 챠챠가 생각나서 스스로 놀랬다.
난 둘이서 챠챠챠챠 하고 있길래 뭐하나 했죠.
하하, 그런 거였구나.
갑자기 제목이 생각이 안 나서 좋아하지도 않는 챠챠를 좋아한다고 한 거예요?
사실은 좋아할지도...(≧▽≦;
뭐야. 캬르르륵( ´ 艸 ` )
한참 떠들며 집에 오니 아버님께서 불고기 파티를 할 거라며 테라스에 천막을 치고 숯을 굽고 계시더군요. 편한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불고기 파티를 시작했죠.
어머님은 친구 분들과 약속이 있어서 나가시고, 아버님, 그녀, 저 이렇게 셋이 먹고 있으니 앞집에 사는 H아저씨가 오시더군요. 아버님보다 10살이나 많다는데, 인상이 좋으시고 상냥하신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중요한 곳이 열려있어...!! (・∀・)
지퍼를 활짝 열고 "이렇게 cielo짱이 와주어 교류함으로써 한일관계가 더욱 좋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너무 순순하고 티 없이 말씀하시는데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고개를 홱 돌려 터져 나오는 웃음을 기침으로 대신하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H아저씨의 말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죠. 그녀도 H아저씨 바지 지퍼가 열린걸 눈치챘는지 허공을 보며 키득키득 웃다가 다시 주먹으로 머리를 쥐어박아보기도 하고 여러모로 웃음을 참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저까지 괴로워지더군요.
그녀는 저에게 H아저씨 지퍼 열린 거 눈치챘냐고 수화 비슷하게 사인을 주는데, 웃음을 너무 참으면 미칠 거 같은 느낌 아시죠? 딱 그 수준까지 올라서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또 마침 어머님의 동생인 S군이 왔는데, 대머리에 배가 툭 튀어나와 첫인상이 매우 강렬했지만, 역시 성격 좋고 귀여운 아저씨였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죠.
아, 정말 S군만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왜~ 재밌고 좋은데.
물론, 재밌고 좋은 사람인데,
겉모습만 보면 완전 오타쿠잖아요(-_-;;
핫, 오..오타쿠라니...ㆀ
친척이라서 그렇지 친척이 아니었다면
저런 아저씨하고 평생 가야 말 한마디도 안 했을지도...
그녀는 의외로 냉정했습니다.
뭐 아무튼, S군의 합류로 더욱 활기를 띄기 시작한 불고기 파티. 한국과 일본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먹고 마시고 즐거운 시간이었죠. 그녀와 저는 어느 정도 놀다가 내일 갈 여행 준비를 하러 방으로 올라왔습니다.
챠기챠기~ 충격적인 얘기 하나 해줄까요?
응? 뭔데?
아까 챠기가 화장실 간 사이에
아빠가...
"니들 혹시 레즈비언이냐?"라고 물어보더라고요.
헉~!! (╬。_。)╬゚Д゚) 워워워워
기록 : 이 글은 2009년 5월 23일 17시 49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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