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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7 - [cielo/그녀 이야기] - 미야자키 아오시마, 우도신궁 : 미야자키 (2)
미야자키 아오시마, 우도신궁 : 미야자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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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신궁에서 발길을 돌려 마지막으로 간 곳은 サンメッセ日南(산멧세 니치난). 1996년에 만들어진 모아이상은 높이 약 4m, 중량 18~20t 정도라고 해요. 칠레 이스터섬에 있는 모아이상이 왜 일본에 있는 것인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옛 부족전쟁과 1960년 칠레 대지진에 의해 파괴된 채 방치된 모아이상 수복사업에 일본과 칠레 고고학자, 나라(奈良) 국립문화재 연구소, 그리고 장비업체, 고석 업자 등, 모아이 수복 일본 위원회를 발족하여 프로젝트에 참여. 이스터섬의 장로회에서 일본 수복팀의 공적에 감사하는 의미로 일본에 모아이를 복원해도 된다는 허가를 했고, 니치난 해안의 풍경이 최적의 복원 장소라고 생각되어 미야자키가 선정되었다는 뭐 그런 스토리.
아직 얼마 안돼서 그런지 고풍미는 덜했지만, 멀리 칠레가 아닌 일본에서도 모아이상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을. 자유롭게 사진도 찍고 만질 수도 있습니다.
모아이를 배경으로 언덕위에 그네를 타보는 것도 꽤 괜찮습니다. 원래 모아이상을 바라보며 그네를 탔었는데, 그녀가 사진을 찍겠다며 돌러 앉혀서 쵸큼 무서웠다는...ㆀ 옛날에는 운동도 잘하고 날렵했었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몸이 잘 따라주질 않습니다 (ㅠ_ㅠ)
한 가지 문제점이라면, 한국 그네는 타이어 재질에 고무(?)인가 아무튼 그네에 앉으면 자신의 엉덩이 모양으로 핏이 되면서 그야말로 그네와 엉덩이가 일체 되는 착용감(?)을 보여주는 반면, 일본 나무 그네는 엉덩이가 아프고 게다가 딱딱해서 높이 날면 튕겨나갈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러고 보니 여기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한국 같은 고무 재질의 그네를 본 적이 없군요;;)
꽤 큰 부지에 모아이상과 전시관, 전망대(천공의 탑) 태양의 언덕 등이 있어 쭉 둘러보고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해 슬슬 그녀의 집으로 고고~!!
아참, 집에 가기 전에 허기가 져서 우동을 간단히 먹고, 하고 싶은 리스트에 넣어놨던 なんじゃこら大福&シュー(뭐야 이거 찹쌀떡, 슈크림)을 샀죠.
약 1시간 반 후, 집 근처에 다 왔을 때쯤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집이야?
네, 어디냐고 물어봐서요.
가족 모두 저녁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빨리 오래요~
집까지 얼마 안 남았지?
완전 떨려...(ㅜ_ㅜ) 토 나올 거 같아.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ㅎㅎ
남들은 모르겠지만, 그냥 친구가 아니니까
괜히 스릴있어╬゚Д゚)
그리고 약 10분 후 그녀의 집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짐을 내렸지요.
우리 집에 왔는데 내가 왜 떨리지? (ノ_・。)
걱정 말라면서 뭐야~
아~ 두근거려.
둘 다 구토 일보직전... ̄∀ ̄*)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어머니는 주방에서 분주하게 요리를 하시고, 아버지는 식탁에서 신문을 보시고, 동생(이하 H짱)은 요리를 식탁에 옮기고 있더군요.
다녀왔습니다~
가족들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그녀가 남자였을 때 모습과, 그녀의 20년 후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죠(;;;) 어쩜 그렇게 똑같이 생겼을까? 무서운 유전자 법칙... ( ´∀ `)
아버님
그래~ 어서 와라.
cielo구나. 얘기 많이 들었다.
cielo
안녕하세요.
아, 어머니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어머님
cielo짱 어서 와요.
피곤들 하겠네. 짐 풀고 내려와서 식사해요~
H짱과도 간단히 인사를 하고 그녀를 쫓아 2층 그녀의 방으로 졸졸 쫓아갔습니다.
아~ 1단계 클리어.
챠기보다 가족들이 더 긴장한 거 같은데요?
간단히 짐을 풀고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가 다 같이 식사를 했어요. 화기애애한 가족 분위기. 그녀는 평소 때와 다르게 술도 잘 마시고 저도 술을 한잔 마시니 긴장이 풀리더라고요.
그리고 1시간쯤 경과.
동생이 소파로 자리를 옮기더니 카브랑 놀며 TV를 시청하기 시작합니다. 그녀도 얼마 후 소파로 슬쩍 자리를 옮기더군요. 식탁에는 아버님, 어머님, 저, 이렇게 셋이서 얘기를 하고 있었죠.
"나머지 식구들이 식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자리를 옮기는구나~" 조금 의아했죠. 이게 그녀 집 방식인가 보다 하고 있는데, 그녀가 잠깐 2층에 올라갔다 온다고 하더군요. 그 후로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그녀가 내려오지 않아 슬슬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머, sereno는 어디 갔지?
이 녀석은 손님이 왔는데 어딜 간 거야?
잠깐 2층에 올라갔다 온다고 하던데요(^_^;;)
TV를 보고 있던 H짱은 근처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다며 오늘 즐거웠다고 하더군요? (오늘 안 들어오는 거냐? -ㅂ-;;)
저 잠깐 올라갔다와 볼게요.
그리고 2층 그녀의 방으로 가니, 그녀가 새우잠을 자다 화들짝 놀라 깨더군요.
헉? 설마 잤던 거야?
너무해!!!!
아, 아니에요.
정신 차리고 조금 있다가 내려와.
아무래도 첫 대면이라 어색해~
네. 금방 내려갈게요.
그리고 식탁에 앉아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sereno 금방 내려올 거예요"라고 전하니,
허허, 동네 아저씨들이 한잔하자고 하네.
그럼 아빠 다녀올게요~
바람처럼 사라진 아버님... 손님을 두고 나가버리시는 겁니까? 네?;; Σ( ̄□||||
어머님과 저, 이렇게 달랑 둘만 남겨져버렸죠.
우리 집 가족이 원래 좀 이래요.
특히 아빠랑, H짱이 제멋대로여서...
아니에요. 다들 바쁘신가 봐요(...)
그, 그러게요.
...... 심한 정적이 흐르고,
아하하...ㆀ (할 말이 없다-_-;)
자기 아니 se, sereno는 장녀라서 그런지 어른스러운 거 같아요.
어떻게든 주제를 만들어 그녀에 관한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어머님도 술을 못하시는지 얼굴이 빨개져 급기야 꾸벅꾸벅 졸고 계신... Σ/( ̄□ ̄)/
홀로 남겨진 나.
두둥~
어머님을 깨우기도 뭐해서 술을 마시며 무작정 앉아 기다렸습니다. 내려올 줄 알았던 그녀는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았죠. 혼자 정리라도 하고 싶었지만, 우리 집도 아니고 제 마음대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그릇이나 옮겨놓을까 해서 그릇을 들었는데 달그락 소리에 어머님이 깨시더군요.
어머어머, 내 정신 좀 봐.
그냥 놔둬요~ (주섬주섬~)
어머님, 피곤하신데 주무세요. 저희가 꼭 치울게요!
오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래요. 그럼 어서 자요.
안녕히 주무세요.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란 의문만 머릿속에 맴돈 채 방으로 올라가니 그녀는 이불 안에 쏙 들어가 무려 코까지 골며 아주 편안히 자고 있는 게 아닙니까!! 원거리에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데 집에 처음 온 사람을 이렇게 내팽개쳐놓고 너무 야속하단 생각에 눈물이 났어요.
울음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잠에서 깬 그녀는 비몽사몽 간에 이게 무슨 일인가 당황해하며 다급하게,
챠기~ 무슨 일 있어요? 왜 울어요.
아무것도 아냐.
왜 그래요... 울지 마세요.
그만 잘래.
챠기.. 제가 뭐 잘못했어요?
대체 왜 그래요...?
......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그녀에게 이불을 푹 뒤집어쓰며 만루 홈런 한 방 날렸죠.
돌아갈래!!!
패닉 상태에 빠진 그녀는 벽만 바라본 채 머리를 쥐어뜯고 눈물을 글썽이지 뭡니까. (저기, 님이 울면 내가 화를 못 내잖아!!!!) 사실 짜증 나서 울음이 난 건 있지만, 조금 겁만 줄 생각이었는데 [돌아간다=헤어진다]라고 생각했는지 잘못했다고 엄청난 사과를 하는 그녀.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화가 스르륵 풀려버리더군요.
대성통곡을 하는 그녀에게 이유를 설명하니 미안했는지 얼굴도 못 쳐다보며 눈물만 또르륵...
피곤한데 술을 마셔서 그랬을 거야.
술이 나빠!!
으앙~~~(ㅜ_ㅜ)
정말 미안해요. 이제 혼자 두지 않을게요.
가지 마세요....
이그~
청소나 하러 가자~
흑흑, 자기 뽑포~
잘났어 정말!!!
기록 : 이 글은 2009년 4월 20일 21시 24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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