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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o/[동성커플] 그녀 이야기

첫 미야자키 여행 : 미야자키 (1)

by cielosereno 2020.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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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6 - [cielo/그녀 이야기] - 3번째 만남, 일본 미야자키 여행 계획

 

3번째 만남, 일본 미야자키 여행 계획

예약한 티켓은 대기 예약으로 강제 취소되고, 너무너무 기대하고 있던 그녀를 위해 다시 한번 대기 예약을 넣었어요. 그리고 며칠간 모든 능력을 총동원하여 가까스로 티켓을 손에 넣었습니다.

cielosereno2007.tistory.com

 

 

 

cielo
나 어쩌면 못 갈지도 모르겠어.

sereno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해서...(ㅠ_ㅠ)

 



그렇습니다. 그녀를 만나러 가기 일주일 전, 대형 사고가 났습니다!!
밤늦게 마트를 다녀오시던 길에 어머니가 뺑소니를 당하셨어요. 신호대기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꽈당~ ! 그 길로 줄행랑을 친 뺑소니범... 옆에서 보던 택시기사와 레커차가 다행히 잡아주셔서 파렴치한 음주 뺑소니범은 잡았지만, 차는 완전 박살 나고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죠!!(ㅜ_ㅜ)  

 




많이 안 좋으세요?


뼈가 부러진 건 아닌데, 허리하고 목에 충격이 와서 많이 아프신가 봐.


그나마 다행이네요.
다른 건 몰라도 어머니가 아프신데, 무리해서 오지 마세요.


아무래도 이번에 힘들 거 같다.
혹시 모르니까 상황 좀 봐야 될 거 같아.

 

 

 

 


그리고4월 27일!
병원에 누워계신 어머니를 뒤로하고 (...)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언니들도 갔다 오라고 하고, 어머니의 몸 상태도 호전되고 있어서 가기로 결심했죠. 면세점에서 술과 담배 등을 마구 집어넣고 비행기에 탑승! 순식간에 그녀가 있는 꿈의 세계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
.
.

입국장 문앞에 잠시 생각에 빠졌어요. 문이 열리면 많은 사람들 속에 그녀를 찾지 못해 두리번거리는 나. 그때 저 멀리서 "챠기~ 여기에요"라고 손짓하며 달려오는 달콤한 상상을 하며 현실세계로 돌아와 힘차게 발을 내디뎠는데,

 

 


세 사람 밖에 없다~ Ψ( ` ◇´ )Ψ  문이 열리자마자 그녀랑 눈이 맞았다지요.(-_-;;)

 



흠짓, 깜짝이야.
왜 이렇게 코앞에 서 있어? 여기 서 있어도 괜찮아?


그냥 빨리 보고 싶어서요~ 여기 서 있어도 아무 말 안 하던데요?
너무 힘차게 걸어 나온 거 아니에요?


사람도 많고 멀리 서 있을 줄 알았지.


 

미야자키역

 


밖에 나가니 날씨는 안 좋았지만, 4월인데도 벌써 여름이 온 듯 눅눅한 바람에 야자수가 여기저기 널려 있는 풍경이 남국이 맞긴 맞네!

 


그녀의 차에 올라타 시내 호텔로 향했죠. 그녀는 공항에 오기 전에 미리 체크인을 해놔서 바로 객실로 올라가니 그녀가 기다렸다는 듯이,

 




쨘~ ーヾ(  ̄▽)ゞ


오오오오옷!! 교복!!!! (≧▽≦


집에서 입는 거보다 여기가 편할 거 같아서 가지고 왔어요. 후훗.


캬아~ (〃▽〃)


도착하자마자 옷을 훌떡 벗고 교복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했죠. 그녀가 상냥하게 셔츠도 입혀주고 리본도 달아주고 몸도 마음도 10대로 돌아간 느낌!
 

그녀의 교복



오~ 꽤 잘 어울리네요!


그래? ㅎㅎ


기념사진 찍어줄게요!!

 

 

 

 


그녀는 저를 침대에 앉혀놓고 기념사진을 찍더니, 가까이 다가와 리본을 스윽 풀며 또 야릇한 눈빛을 보내더군요. 발동이 걸린 그녀.

 



아악~ 변태~(ノ∀`♥)

 


천천히 셔츠를 벗기는 그녀.

 




아~ 왠지 모르게 범죄 저지르는 거 같아 좀 그렇지만,,,


괜찮아, 우린 성인이야.

20대 초반이 20대 중반에게 이러는 건

범죄는 아니지 ( ´ ∀ `)


그런가?( ´ 艸 ` )


이 나이에 교복을 입은 게 죄라면 죄랄까...ㆀ


어쨌든 완전 좋아~
모에~~~~~( *´ ∀`*)

 


흥분과 광기에 휩싸인 그녀와 저는 대낮부터 이런저런 일(?)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 침대에 널브러져 있다가 체력 보충을 위해 저녁을 먹으러 호텔을 나섰습니다.

 


그녀의 회사 선배 소개로 오게 된 이자카야. 예약을 해놔서 둘만 오붓하게 얘기하며 먹을 수 있는 방으로 안내받았어요. 하지만 창호지 문 너머로 단체손님이 있었는지 너무 떠들어서 신경이 곤두서 있었지요. (알고 보니 4명이었음;;)  

 

 

우리의 저녁 식사

 


음식이 차례차례 나오고 맛을 보니. 정말 (...) 오른쪽 위, 미야자키의 명물 地鶏(지도리)인데, 백만 년 정도 염장을 했는지 씹을 때마다 소금물이 질질 나왔지요. 왼쪽 아래, 이것도 미야자키 명물 중 하나인 チキン南蛮(치킨난반)인데, 하나만 먹어도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 느끼함. 밥을 먹고 싶어서 주문한 お茶漬け(오차즈케)는 우메보시의 숙성된 신맛과 염전에서 바로 끌어올린 듯한 수프로 한입 먹고 물을 백 컵 정도 들이켜야 하는 궁극의 짠맛이었죠. 이 3가지 요리를 혼합해서 먹으니 목이 타들어 가는 거 같았어요(;;;)



헉, 오차즈케까지 짜다 (ㅠ_ㅠ)
맛있다면서 이게 뭐야~


여긴 조미료가 소금밖에 없나 봐( ̄□ ̄;;


지도리도 치킨난반도 맛있는 음식인데, 가게를 잘못 선택한 거 같습니다. 특히나 짠 음식에 경끼를 일으키는 저는 꽤 힘든 식사였죠. 이자카야를 나와 모자란 술을 채우기 위해 근처 Bar로 고고~

 

 

 

 

 


약간 껄렁껄렁한 바텐더 3명이 운영하는 바였는데, 단골손님만 가는 듯한 분위기였죠. 이곳이 처음이냐, 어디에서 왔냐는 질문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급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칵테일을 몇 잔 연달아 마셨는데 너무 연해서 진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니,

 



바텐더
술을 꽤 하시는 거 같은데, 저랑 내기할래요?

 


바텐더의 자신에 찬 눈빛에 갑자기 승부욕이 불타오르더군요. 어차피 2500엔에 무제한이라 정신은 놓을지언정 마시면 마실수록 이득이었죠.

 




나쁘지 않네요.


그녀가 바텐더에게 "에~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를 하니, 자존심이 상했는지 더욱 달라붙기 시작합니다.  



일본 술 괜찮아요?


그럼요~ 물론이죠.



바텐더가 미야자키와 카고시마에서 유명한 霧島(키리시마)라는 고구마 소주를 꺼내 준비하고 있을 동안 그녀와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물을 콸콸콸 넣는 게 아닙니까.



워워워~ Σ/( ̄□ ̄)/
난 水割り(미즈와리 : 물을 넣어 희석해서 마시는 것)는 별로...! 언더락~


스트레이트로 마신다고요?
헐~ 꽤 독할 텐데..


내심 걱정해 주는 바텐더. 키리시마를 다시 잔에 따라 내놓고, 아까 미즈와리를 한 것은 자신의 쪽으로 끌어놓더군요.

 


뭐 어쨌거나 "간빠이~"
 

 


표정 변화 없이 순식간에 잔을 비우니 살짝 쫄은 바텐더... (-_-a)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상큼하게 눈으로 웃어줬죠.



한잔 더~


챠기는 역시 대단해!!!o(`・ェ・´)ノ


아~ 또 다 마셨네~ 한잔 더~~!!


오오~ (^_^;;)

 


바텐더는 제 페이스에 따라오지 못하고 주야장천 얘기만 하더군요. 그리고 더 이상 저에게 소주를 권하지 않았습니다 (...) 저는 소주 2병(무리하면 3병)밖에 못 마시지만, 일본 사람들은 워낙 술이 약해서 저는 그야말로 적인 존재로 추앙받는다는...ㆀ

 


오리지널 특제 칵테일이라며 파소아 스프모니 비스무리한 맛의 탄산이 들어간 칵테일을 만들어줘서 한잔 마시며 바텐더와 얘기를 하고 있으니 그녀는 졸린 건지 술이 취한 건지 얼굴이 빨개져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더군요.

 

 

 



졸려? 갈까?


졸린 건 아닌데...


그녀의 표정이 왠지 심상치가 않았어요.



그럼 더 마실래?


그만 마실래요.


그럼,  이거 다 마시면 가자.


꿀꺽꿀꺽 술을 다 비우고 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바람에 술이 깨는 느낌.  



아~ 배불러.


있잖아요...


응?


cielo가 모르는 남자하고 얘기하는 거 싫어요(-_-;;


이그~ 그럴 줄 알았다.
바에 가면 원래 가볍게 얘기하고 그러는 거야~
얘기하는데 무시할 수는 없잖아.


그래도 싫어요. 불안해요.
챠기한테 관심 가지는 거 같아서 싫단 말이에요.


알았어~ 질투의 화신아~Ψ(  `◇´ )Ψ


투덜거리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걸었어요.



아~ 적당히 취하고 기분 좋다.


진짜 얘기 안 할 거죠?
약속해요. 빨리요~!! (   ≧□≦)ノ


알았어~ 알았다니까~

 

 

 

 

 

기록 : 이 글은 2009년 4월 15일 18시 40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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